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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국제협력단 (KOICA, 코이카) 준비를 그만두다. (+ 2020년 하반기 필기 점수, 커트라인 공개)
    발자국/2018-2020 한국국제협력단 (KOICA) 준비 2021. 1. 9. 15:17

    나는 한국국제협력단 (KOICA) 해외사무소 인턴을 했던 경험이 있다. 대학교 3학년 때 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하기로 결심하고, 학부 수료 후 코이카에서 인턴을 했던 경험은 개발협력 커리어에 있어 좋은 시작이었다.

     

     

    그러나 나는 코이카 인턴을 하며 그렇게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첫 사회생활이라 내가 나이브했던 점도 있었겠지만, 코이카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수직적이다 (물론 직원들을 개개인으로 만나면 매우 좋으신 분들이었다). 그리고 우리나라 개발협력 생태계에 있어 코이카가 갑 오브 갑이어서 그런지 NGO나 다른 사업수행기관에게 이해할 수 없는 갑질을 할 때도 많았다.

     

     

    해외사무소의 경우에는 더 심각하다. 본부는 인원이 많기 때문에 서로서로 조심하는 느낌이라면, 해외사무소는 소수의 인원만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친목질이 너무 심하고, 거기에 끼지 않을 경우 인격 모독 수준의 욕을 감내하며 일해야 했다 (외국까지 나갔는데 한국인들끼리 다녀야 하나? 나는 직원도 아니고, 짧은 기간 나와 있는 것이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돌아가고 싶었다. 그렇다고 한국인들을 완전 무시, 배제하고 마이웨이 한 것도 아니었다. 어울릴 땐 어울리고 퇴근하고 나서는 내 시간을 가지고 싶었을 뿐.). 나 같은 경우에는 내가 가진 종교로 시비까지 걸린 적이 있다 (나는 절대 권유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일례로는, 내가 일했던 사무소는 점심 주문을 인턴들이 돌아가면서 해야 했는데, 내가 점심 뭐 드실 거냐고 여쭤보면 한숨 푹푹 쉬면서 내 말을 무시했다. 그러고는 나에게 말도 안 해주고 본인들끼리 점심을 먹으러 갔다.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그 분들은 그냥 뒷담화할 대상이 필요했던 것 같다. 해외생활, 특히 개도국에서 사는 것이 워낙 단조로우니까. 내 다음 기수가 왔을 때 그들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부던히 노력했고, 실패했다. 그리고 다다음 기수가 왔을 때에야 나는 뒷담화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다음 기수가 다음 뒷담화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인사이더가 아니라, 인턴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이 분들은 아직도 코이카 직원으로 잘 근무 중이다. 그래서 솔직히 코이카 인턴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단순히 해외 생활 경험과 같은 좋은 점들 말고, 이런 점들도 알았으면 했다. 내가 인턴 했을 당시에는 사업수행기관 인턴이 없던 시절이었으나, 사업수행기관 인턴은 더 힘들 것이다. 직원 수가 적고 사업수행기관은 말 그대로 코이카의 사업수행기관이니까 말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턴 계약이 종료되었을 때 절대로 코이카 공채 준비를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했으나, 우리나라에서 개발협력 일을 하고 싶거나, 아니면 나처럼 경력이 없는 경우에는 사실상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 해외로 나가려면 적어도 2년의 경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NGO는 지나치게 박봉이기 때문에, 나는 비교군이 내 대학 동기들인 점을 생각하면, 그 연봉을 받고 회사를 다니고 싶지 않았다. 당시에는 회사에서 경력을 적어도 3년은 쌓고 대학원 진학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대학원은 내 옵션이 아니었다 (결국에는 대학원을 먼저 가게 됐지만).

     

     

    그래서 결국에 코이카 공채 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2018년 하반기 최종 면접, 2019년 상반기 1차 면접, 2020년 하반기 1차 면접까지 올라갔었으나, 코이카 준비를 공식적으로 그만둔다. 이것을 블로그에 쓰는 이유는 또 다시 코이카 공채에 기웃거리지 않기 위해 내 나름대로 선언을 하기 위해서. 솔직히 한 기관에 3번 도전해서 3번 다 면접에서 탈락한 점을 생각한다면 나는 이 기관과 맞지 않는 것이다. 들어간다 해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다. 사실 2019년에 대학원에 진학한 이유도 코이카가 나랑은 맞지 않는구나 싶어서 졸업 후 바로 해외 취업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불발됐지만.

     

     

    원래부터, 공채에 최종 합격하게 된다면 필기 자료들을 공유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공채 준비를 그만 둔 이 시점에서 필기 자료를 나만 갖고 있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하기 때문에, 블로그에 여러 가지 팁들과 함께, 내가 모으고 정리했던 자료 공유를 시작한다. 비록 면탈했으나 필기는 3번의 도전 모두 합격했기 때문에, 적어도 필기에 있어서는 공유할 자격(?)이 있지 않을까.

     

     

     

     

    2020년 하반기 필기 점수 공개. 나는 일반전형에 응시했다.

     

     

     

     

    이번 공채 같은 경우, 석사 논문 제출을 앞둔 마지막 시기에 공채가 떠서, 필기와 NCS 공부를 거의 하지 못했다. 그리고 막상 필기 공부를 시작하니 불과 1년 전에 했던 필기 공부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논술 같은 경우 스터디원을 잘 만나서, 공고가 뜨고 필기를 준비한 것이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꽤 좋은 점수로 합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2018, 2019년의 경우에는 공채가 뜨기 한참 전부터 준비했었다.) 번역 준비도 스터디에서 했지만, 나는 당시 논문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그 버프를 좀 받은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지난 영한, 한영번역은 다른 때에 비해 쉬운 편이었다. 지난 두 번의 필기 시험에는 모르는 단어가 한두 개는 있었는데, 이번엔 모르는 단어가 아예 없었다.

     

     

    나는 일반전형에 응시했고, 논술 93.75점, 영어 97.5, NCS 65점을 받았다. 컷은 사진에서 볼 수 있다시피 81점이었다. 지방인재 전형은 커트라인이 76.42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의 경우에는 논술과 영어로 낮은 NCS 점수를 보완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참고해야 할 것이, 커트라인을 넘었더라도 필기전형에 탈락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 경우는 인성검사 탈락으로 추정된다.

     

     

    코이카 공채에 관해 검색해보면, 블로그에는 필기 정보 위주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것은 1차, 2차 면접도 경쟁률이 2:1이고 면탈하는 사람들도 많다는 점, 그래서 재도전하는 사람들이 많고, 점점 고인물들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또한, NGO 현직자들도 한두 번씩 도전하는 기관인데다가 인턴, 코디, 봉사단원이 매년 쏟아져 나오고 가점 때문에 코이카에 한 번씩은 기웃거리기 때문에, 아마 점점 뚫기 어려워지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은 필기 통과가 어렵다고 말하지만, 서류는 적부심사기 때문에 사실은 필기 통과부터가 시작이다. 필기 합격했다고 해서 최종 합격을 그리며 미리부터 좋아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앞으로 준비하지 않을 거지만,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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